#집주인신용평가
부동산CB 이르면 11월 첫선
개인·기업 신용평가 코데이터
다른 부동산 보유·채무 상황에
집주인 신용정보까지 보여줘
"믿을만한 물건 기준 만들 것"
"이젠 집주인(부동산 소유자)의 '부동산 신용점수'를 확인하고 거래하세요."
부동산과 실소유자 신용도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서비스가 나온다. 은행에서 개인 신용점수를 본 뒤 대출을 내주고 기업 신용등급을 따져 자금을 빌려주듯 부동산 매매나 임대차 거래 시 믿을 만한 물건인지 파악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특히 최근 많은 피해를 입혔던 전세사기 방지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돼 관심을 모은다.
27일 매일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한국평가데이터(KoDATA·코데이터)는 부동산 가치와 신뢰도를 평가하는 '부동산 신용평가(CB)'를 이르면 11월 출시한다. 코데이터는 이 같은 사업을 위해 최근 금융위원회에 '부동산 권리조사, 민원서류 열람, 교부신청 업무' '부동산 임대차 현황 및 가격조사 업무' 등 부수업무 신고를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코데이터의 부동산 CB 서비스는 부동산 등기부등본과 토지대장, 건축물대장 등 공개정보를 종합하고 건물주 개인 신용정보까지 더한 일종의 보고서 형태가 될 전망이다. 물론 개인 신용정보는 건물주에게 동의를 받아야 한다. 코데이터는 임차인은 물론 임대인까지 아우르는 잠재 시장이 있다고 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전세사기 사태로 전세시장에 거래절벽이 생기면서 선량한 임대인마저 피해를 보고 있다"며 "신용 상태가 견실한 임대인이라면 신뢰할 수 있는 기관에서 부동산 CB를 발급해 임차인들에게 제공할 경우 거래를 활성화할 수 있고 '믿을 만한 물건'이라는 가격 프리미엄까지 노려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대인 측에서 신용정보 제공에 동의만 하면 주택 보유와 금융거래 현황이 제공된다. 기존에는 '사각지대'였던 이 부분이 보완되면 전세사기나 깡통전세가 우려되는 주택을 쉽게 구분해낼 수 있다. 예를 들어 집주인이 보유한 주택이 총 몇 채인지, 개인 채무가 과도하게 많지는 않은지, 제때 빚을 갚지 못한 이력 때문에 신용점수가 낮지는 않은지 등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코데이터 관계자는 "부동산 CB를 서비스하는 목적이 소위 '위험 물건'을 시장에서 퇴출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다만 부동산 CB를 제공하지 못하거나 점수가 낮은 주택은 임대가격이 내려가는 등 시장에서 자동적으로 조율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국토교통부가 전세사기를 방지하기 위해 '안심전세' 앱을 출시해 운영 중이지만 임대인들의 불안은 여전하다. 이 앱에서는 전국 빌라·오피스텔·대형 아파트 등이 거래된 시세를 볼 수 있고 집주인이 동의하면 세금 체납이나 보증 사고 이력 등을 임차인이 확인할 수 있다. 반면 코데이터 부동산 CB는 집주인의 부동산 보유 현황과 재무적 상황을 중점적으로 분석해준다. 향후 국토부 앱과 함께 활용하면 전세사기·깡통전세 우려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부동산 매매거래에서는 매도인의 신용정보 제공 동의를 받지 않고도 더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 전망이다. 코데이터가 2014년부터 운영해온 부동산 종합 서비스와 최근 전략적 투자를 진행한 인공지능(AI) 기반 부동산 데이터 분석 스타트업 빅밸류의 기술을 접목해 거래가 드문 부동산 물건의 시세 측정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그간 핀테크 기술 상당수가 주로 전통적인 신용평가 업무를 보완하는 식으로 발전했던 반면 최근에는 신용평가 기업들이 축적해온 노하우와 데이터를 바탕으로 다른 분야에 진출하는 사업들이 돋보인다.
지난달에는 개인신용평가사인 NICE평가정보가 신용정보를 보험사 고객 데이터와 결합·분석하는 솔루션 판매를 본격화하기 위해 금융감독원 신고 절차를 마무리한 바 있다. NICE평가정보와 고객 보험사가 각각 보유한 데이터를 제출하면 금융보안원이 두 데이터를 결합해 가명 처리한 후 다시 보험사에 전달하는 상품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보험사들이 신용정보를 광범위한 영역에 활용하고 있고 국내에서도 이를 시도했던 적이 있어 결국 보험설계와 영업 다방면에서 신용정보가 사용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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